5월에만 볼 수 있는 하얀 꽃길, 의성에서 만난 순백의 봄
누구나 마음속에 한 번쯤은 상상하는 그런 길이 있다.
햇살 가득한 봄날, 하얀 꽃잎이 눈처럼 흩날리는 고요한 시골길.
경북 의성에는 매년 5월이 되면 그런 상상이 현실이 되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
바로 **사곡면 화전리 ‘교황 이팝나무 군락지’**다.
조용한 논두렁길을 따라 이어지는 이팝나무들은 마치 그 자체로 하나의 풍경화 같다.
흔히 봄꽃이라 하면 벚꽃이나 유채꽃을 떠올리지만,
이팝나무는 그보다 더 늦게, 5월 초부터 중순까지 잠깐 피었다가 사라지는 꽃이다.
그래서 더욱 귀하고, 더욱 아련하다.
이팝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이팝나무는 ‘이밥나무’, ‘쌀밥나무’라고도 불리는데,
꽃이 핀 모습이 마치 하얀 밥알을 나무에 얹어놓은 것처럼 보여서 붙은 이름이다.
작고 정갈한 흰 꽃들이 가지마다 촘촘히 피어나 풍성한 느낌을 주며,
멀리서 보면 마치 눈이 내린 것처럼 보인다.
보통 4월 중순부터 봉오리를 맺기 시작해 5월 초~중순 사이 절정을 맞이하며,
기온과 날씨에 따라 꽃의 지속 기간은 약 1~2주 정도다.
이 시기를 놓치면 1년을 다시 기다려야 하니, 꽃 여행 일정 중에서도 꼭 체크해야 할 포인트다.
왜 ‘교황 이팝나무길’일까?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에 조성된 이팝나무 군락지는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경관뿐 아니라, 특별한 역사적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다.
2014년, 교황 프란치스코가 대한민국을 방문했을 당시,
그의 방한을 기념하고 ‘생명과 평화’라는 상징을 담기 위해 이팝나무가 곳곳에 식재되었다.
그중 일부가 이곳 사곡면에도 옮겨 심어졌고,
그 의미를 이어받아 이 길은 ‘교황 이팝나무길’로 불리게 되었다.
현재는 약 100여 그루 이상의 이팝나무가 1.5km 정도의 시골 도로를 따라 줄지어 서 있으며,
하얀 꽃이 만개하는 시기에는 많은 사진가들과 감성 여행자들이 찾는 숨은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여행 정보 요약 🗺️
- 📍 위치: 경북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 245-2
- 🕒 개화 시기: 5월 초 ~ 5월 중순 (기상에 따라 달라짐)
- 💰 입장료: 없음 / 주차비 없음
- 🚗 내비게이션: ‘교황 이팝나무 군락지’ 또는 ‘사곡면사무소’ 검색
- 📷 팁: 오전 9~11시 방문 시 자연광이 가장 예쁘고 방문객도 적음
군락지는 도보 산책에 적합한 길이 조성되어 있고,
벤치, 쉼터, 간이 포토존 등이 마련되어 있어 꽃을 즐기기에 좋은 환경이다.
도로 옆으로 차를 세울 수 있지만, 사람이 많아지는 주말에는 가급적 평일 방문을 추천한다.
의성 1박 2일 감성 여행 코스 추천 🌿
이팝나무 꽃길만 보고 돌아오기 아쉬울 정도로,
의성은 의외로 풍부한 역사와 자연, 체험 요소를 갖춘 여행지다.
아래는 이팝나무길을 중심으로 구성한 1박 2일 여행 루트다.
📅 1일차
- 오전 10시: 교황 이팝나무 군락지 도착 → 꽃길 산책 및 사진 촬영
- 오후 12시: 점심식사 (의성읍 마늘불고기 정식 또는 된장 한상차림)
- 오후 2시: 조문국사적지 관람
- 삼국시대 고분군 + 전시관 + 자연정원으로 구성된 유적지
- 오후 5시: 의성 읍내 숙소 체크인 (게스트하우스 또는 소형호텔)
- 오후 7시: 청춘책방 방문 → 감성 서점+카페에서 독서 타임
- 오후 9시: 숙소 휴식
📅 2일차
- 오전 9시: 금성산성 둘레길 트레킹 (왕복 1시간 내외 코스)
- 오전 11시: 마늘박물관 or 의성 펫월드(반려동물 동반 시) 방문
- 오후 12시: 전통시장 또는 로컬 식당에서 점심
- 오후 2시: 감성카페 ‘빅리틀’ 들러 디저트 & 커피
- 오후 4시: 귀가
의성 주변 가볼 만한 명소 TOP 5 📌
조문국사적지 | 고분군, 역사관, 정원 등 삼국시대 유적 체험 |
금성산성 | 쉬운 난이도의 둘레길 트레킹 코스 |
마늘박물관 | 의성 |
청춘책방 | 감성 독립서점 + 로컬카페 복합 공간 |
펫월드 |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야외 체험장 |
이 외에도 계절별로 로컬마켓이나 플리마켓 등이 열리는 경우가 많아,
여행 전에 의성군청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이벤트 일정을 확인하면 더욱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마무리하며 🌸
교황 이팝나무 군락지는 시끄럽거나 화려하지 않다.
그 대신 이곳에는 조용한 자연의 숨결과,
하얀 꽃잎이 흩날리는 순백의 평화가 있다.
5월, 벚꽃 시즌이 끝난 후 약간의 허전함이 찾아올 때쯤
의성의 이팝나무길은 또 다른 봄의 얼굴로 우리를 맞이한다.
자연이 주는 가장 순수한 위로가 필요할 때,
이팝나무 그늘 아래서 잠시 쉬어가도 좋다.
도시의 복잡함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그런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교황 이팝나무 군락지에서 시작되는 1박 2일 여행을 강력히 추천한다.